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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를 빛내는 성악가’ 꿈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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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24-08-23
  • 조회 : 1,8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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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를 빛내는 성악가’ 꿈 위해 노력”

2024-08-12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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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과 이기업 동문(11학번)이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다. 총 5명의 수상자 중 한국인은 이 동문이 유일하다.


성악과 이기업 동문(11학번),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3위 

수상자 중 유일한 한국인, 프랑스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테너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의 이름을 딴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가 지난 7월 프랑스 중부 루아르 지방의 고성(古城) 샤토드 라 페르테 앙보에서 열렸다. 전 세계 47개국 500여 명의 18~32세 성악가가 참여했고, 예선을 통과한 24명이 페르테앙보에서 준결선 무대를 펼쳤다. 이 중 11명이 최종 결선을 펼쳤고, 총 5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한국인 수상자는 3위인 테너 이기업 동문(성악과 11학번)이 유일하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기업 동문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는 조수미가 오랫동안 품어온 꿈 중 하나다. 지난해 페르테 앙보에서 개최한 특별 리사이틀에서 그 출범을 공식화했고, 1년이 지난 올해 콩쿠르가 개최됐다. 결선 무대로 앞두고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악가에게 이상적 콩쿠르가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경쟁을 넘어 음악가의 문화적 교류를 증진하는 행사’가 취지였는데 본선 진출자를 페르테 앙보 근처 주민의 집에서 숙박하며 현지 문화를 경험하게 도왔다. 결선 진출자들이 어울려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접하고 우정을 쌓게 했다.


Q. 소프라노 조수미의 이름을 건 콩쿠르의 첫 회였다. 수상 소감을 듣고 싶다.

조수미 선생님의 이름을 딴 첫 콩쿠르에서 수상해 정말 기쁘다. 조수미 선생님은 한국 성악가의 상징과 같은 분이라 대회 지원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다. 뛰어난 성악가들이 많이 지원했는데, 열심히 준비한 것을 즐기며 무대에 설 수 있어 행복했다. 다른 수상자를 보며 많은 것을 배웠고, 감명받았다. 이런 경험 자체가 큰 축복이다.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이 상은 저에게 많은 의미가 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성악 시작, 도전에 대한 두려움 극복 위해 콩쿠르 참가 결정 

Q. 이번 콩쿠르에 참가한 이유가 궁금하다.

같은 음악가로서 조수미 선생님은 많은 영감을 준 분이다. 콩쿠르가 만들어지고, 개최 장소가 프랑스임을 알게 됐다. 반가운 마음에 콩쿠르를 신청하려 규정을 읽었는데, 제 나이가 마지막으로 도전할 수 있는 나이였다. ‘선생님 콩쿠르의 마지막 기회고, 이 시간을 통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그동안의 두려움을 극복하려 했다. 콩쿠르의 각 라운드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었다.


Q.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성악을 시작한 건 고등학교 3학년 4월쯤이다. 이전부터 합창단을 하던 친구들의 권유로 합창단 활동은 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음악과 조금 더 가까워지긴 했지만, 성악에 관심은 없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도 음악 선생님께서 성악을 권유하셨었다. 당시에 성악을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유일하게 아는 성악가가 파바로티였는데 ‘클래식도 모르고, 악보도 볼 줄 모르고, 무엇보다 성악을 하면 몸도 파바로티처럼 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선생님께 여쭸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수학을 너무 좋아했다. 수학 교사가 꿈이었다. 그래도 뮤지컬 노래를 부르길 좋아했고, 노래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는 점이 성악가가 될 가능성이지 않았나 싶다.


고등학교 2학년 이후에도 선생님들이 성악을 꾸준히 제안하셨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재능을 보셨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고등학교 3학년에 성악을 시작했다. 음악 선생님의 거듭된 권유에 ‘이 정도로 말씀하시는 거라면 믿고 해봐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에는 큰 결정이었다. 이 결정 덕분에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


Q. 음악의 시작이 빠르진 않았다. 대학에서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대학에 입학하고 첫 연주회 때 선배이자 은사님인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교수님의 말씀이 잊히질 않는다. 교수님께서 “제가 학교에 입학했을 때, 이 학교를 빛내는 성악가가 되고 싶었다. 여러분들도 그중 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하셨다.그 모습을 보고 교수님께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경희대를 빛내는 성악가’가 되겠다는 꿈 같은 것이 생긴 순간이었다.


 

복학 후 3학년부터 이아경 교수님께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교수님의 연주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무대에서의 매너, 발성, 음악 해석과 섬세함 등을 습득할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럽에 오고 나서 한국에서의 교육이 정말 충실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교수님은 졸업 후에는 제자와 스승보다 선배 가수의 입장으로 저를 봐주셔서 더 가깝게 느껴진다. 가수로서 해주시는 조언들도 항상 감사하다.


Q. 첫 활동지가 유럽이었다. 그 과정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대학을 졸업하고 벨기에 겐트 오페라 아카데미에서 1년 동안 공부했다. 이후에 프랑스 국립 파리 오페라 극장의 영아티스트로 선발돼 3년 동안 일했다. 많은 작품을 하며 보냈다. 현재는 스위스, 프랑스 전역, 한국 등에서 연주하면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오페라 무대와 콘서트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여러 도시를 방문하면서 여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이런 경험들이 음악 세계를 넓히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국내 데뷔는 올해 2월이었다. 국립 오페라단이 주최한 오페라 ‘알리제의 이탈리아 여인’의 주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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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업 동문은 대학교 입학 후 첫 연주회 때 이아경 교수가 ‘경희를 빛내는 성악가가 될 것’을 당부한 순간을 기억하며 노래하고 있다. 후배들에게는 “힘든 순간을 이겨내며 단단해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현명하고 건강하게 노래해 나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성악가 될 것”

Q. 목표하는 성악가가 있다면 누구인가.

특정한 성악가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마음 깊이 존경하는 여러 성악가의 각기 다른 장점을 배우고 싶다. 제 은사님인 이아경 교수님을 보며, 현명하게 노래하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깊이 있는 표현력과 기술적 능력도 물론 배우고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현명하고 건강하게 노래하는 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연구해 나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성악가가 되려 노력하고 있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8월에는 프랑스 남부에서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를 공연한다. 10월에는 일본, 11월에는 한국에서 각종 연주에 참여할 것 같다. 이번 콩쿠르의 특전이 조수미 선생님과의 공연인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다. 올해나 내년에 함께 투어로 공연할 것이라 말해주셔서 언제든 최선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내 직업은 꾸준히 도전하는 직업이다. 다양한 콩쿠르와 오디션에도 도전해 볼 생각인데, 그 과정에서 영감을 얻길 기대한다.


Q. 수상 소식이 성악과 후배들에게도 큰 영감을 줄 것 같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요즘에는 뛰어난 후배 성악가가 많다. 어릴 때부터 유럽 콩쿠르에 나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기술적인 부분은 말할 것이 없다. 마음가짐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먼저 조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학을 나오면 ‘아시아인이라 더 잘해야 한다’라거나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 압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생각은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조급하면 잘하던 것도 잃고 경직된다. 자기 자신을 더 믿고 아껴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성악은 멘탈이 중요하다.

 

성악가로서의 삶과 개인의 삶을 분리할 필요도 있다. 매 순간 노래를 생각하고 공부하는 자세도 물론 좋다. 하지만 일상까지 그 스트레스를 이어가면 일상을 즐길 수 없다. 쉴 때는 쉬고, 놀 때는 놀아야 한다. 연습에 집중해야 함은 당연하다.스스로를 사랑하고 잘 쉬어야 더 나아갈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못하는 일들이라 후배들에게는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흔들리지 않고,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힘든 순간도 많겠지만, 그 과정이 여러분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다. 항상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배우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여러분의 열정이 여러분을 더 멀리 이끌어 줄 수 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기업 동문 제공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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