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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과 인간의 큰 스승, 이정식 교수의 서거를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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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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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명예교수 겸 경희대학교 석좌교수가 지난 8월 17일 별세했다.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은 이정식 교수의 서거를 애도하는 온라인 추모관(http://remembercslee.khu.ac.kr)을 운영하고 있다.


이정식 경희대학교 석좌교수 8월 17일 별세, 8월 28일 장례 진행
평화복지대학원에서 ‘이정식 교수 온라인 추모관’ 운영


이정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명예교수 겸 경희대학교 석좌교수가 지난 8월 17일 오전 9시경(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 이 교수는 해방 전후기를 중심으로 한 한국 및 동아시아 현대 정치사 연구에서 뛰어난 업적을 올린 정치학자, 역사가이다. 그의 학문적 탁월성은 1974년 미국정치학회 최우수 저작상(Woodrow Wilson Foundation Award), 1990년 위암(韋菴) 장지연 학술상, 2012년 경암학술상, 그리고 2018년 인촌상을 수상한 데서 알 수 있다.

 

특히 이 교수가 로버트 스칼라피노(Robert A. Scalapino)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이하 UC 버클리) 교수와 공동 저술한 『Communism in Korea』(캘리포니아대학교 출판부 펴냄)는 1973년 출간된 이듬해 미국정치학회 최우수 저작상을 수상한 세계적 명저로 꼽힌다. 이 책은 한국 공산주의의 기원과 발전과정에 관한 독보적 연구서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평생에 걸쳐 한일관계사, 만주지역 중국공산주의 운동사, 동아시아 국제관계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며 탁월한 저서와 논문을 발표했다. 이 저서와 논문들은 영어, 한국어, 일본어, 독일어 등으로 발간, 동아시아 국제정치 연구의 고전이 되고 있다.

 

6·25 전쟁 중 피란지 부산에서 시작된 경희와의 인연
이정식 교수와 경희의 인연은 1951년 6·25 전쟁 중 피란지 부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주에서 중일전쟁, 국공내전을 겪으며 15세에 어머니와 네 명의 동생을 부양해야 하는 소년가장이 된 이 교수는 학업을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6·25 전쟁 중 월남한 그는 부산에 정착하면서 경희대학교(당시 신흥대학)를 찾아 학업을 이어갔다. 이 교수는 지난 2014년 경희대학교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에서 “소년가장이 됐기 때문에 공부할 기회가 박탈돼 한이 됐는데, 신흥대학이 그 한을 풀어줬다. 전쟁이 한창인 시절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공부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경희대학교에서 졸업하지 못했다. 미군 부대에서 중국어 통역을 하면서 미국 유학의 기회를 얻어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그와 경희의 인연은 1962년 다시 이어졌다. 1961년 UC 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강단에 서게 되면서다. 그는 1963년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로 임용돼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강의, 특강, 콜로키움 등을 통한 교육과 연구, 저서 인세 및 장서 기부, 자문 등의 활동으로 경희와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갔다. 그 인연으로 경희는 2014년 이정식 교수에게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했다.

 

이정식 교수는 소년가장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일을 하다가 1951년 경희에서 다시 학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 유학길에 오르면서 졸업하지 못했다. 그렇게 끊어진 그와 경희의 인연은 1962년 다시 이어졌다. UC 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강단에 서게 되면서다. 그는 교육과 연구, 기부, 자문 등의 활동으로 경희와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갔다. 그 인연으로 경희는 이정식 교수에게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했다. 사진은 2014년 10월 30일 이정식 교수 명예(학사)학위 수여식 모습.

 

현대 한국정치와 국제관계에 관한 탁월한 연구 성취 후학들에게 전해
이정식 교수는 1962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시작으로 평화복지대학원, NGO대학원(현 공공대학원)에서 ‘한국 정치론’, ‘남북한 관계론’, ‘한국 역사와 문화’, ‘북한 정치와 사회’, ‘일본 정치와 사회’, ‘미국 정치와 정책’, ‘동아시아 근대화 비교’ 등 현대 한국정치와 국제관계에 관한 강의와 연구를 해왔다. 또한, 석학 초청 특강, 콜로키움 등을 통해 50년 동안 탐색해온 학문적 성과를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체험담을 곁들이며 후학들에게 학문하는 방법과 탐구 과정에서 맛보게 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자상하게 들려줬다.

그는 2011년과 2014년, ‘21세기에 다시 보는 해방후사’와 ‘21세기에 다시 보는 독립사상’을 주제로 각각 4차례에 걸쳐 석학 초청 특강을 진행했다. 21세기의 눈으로 역사를 재조명하고, 한반도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국제관계를 두루 살피는 넓은 시야로 분단 원인과 독립운동의 의미를 규명한 그는 한국 근현대사의 새로운 성찰의 길을 제시했다. 역사의 긴 안목에서 한국전쟁의 현재적 의미를 재해석하면서 ‘중국의 내전은 한반도 분단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새 학설을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첫 번째 석학 초청 특강 결과물은 2013년 『21세기에 다시 보는 해방후사』(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펴냄)로 발행됐다.

2012년에는 경희대 부설 한국현대사연구원 설립을 앞두고 열린 ‘미래문명원 콜로키움’에서 한국현대사 연구 방향에 관해 조언했다. 이에 따라 한국현대사연구원은 국가와 민족과 이념의 울타리, 그리고 세분화·전문화된 학문의 경계를 넘어 국제사, 인류사, 문명사의 맥락 하에서 한국현대사 연구·교육·실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인세 기부, 장서 5,363권 기증, 자문 등으로 경희 발전에 기여
이정식 교수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경희대학교 글로벌 트러스트(Global Trust) 기금과 평화복지대학원 기금을 기부했다. 이 기금에는 『Communism in Korea』의 한국어 개정판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2015, 돌베개 펴냄)의 인세 전액이 포함돼 있다. 그는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외에도 『21세기에 다시 보는 해방후사』 인세와 수천 권의 장서도 기증했다. 그가 1995년부터 2015년까지 평화복지대학원에 전달한 장서 수는 5,363권에 달한다. 그의 은사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도 소장 도서 3,217권을 평화복지대학원에 기증했다.

또한 그는 1997년, 세계 석학 5인으로 구성된 평화복지대학원 자문위원회(Board of Advisor)에 참여해 경희대학교와 평화복지대학원의 발전 방향,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의 평화 사상 및 세계평화 운동에 관해 자문했다. 평화복지대학원 자문위원회는 이정식 교수를 비롯해 한반도-아시아 정치·사회 문제의 세계 석학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UC 버클리 명예교수, 현대 국제정치이론의 기초를 쌓았다고 평가받는 케네스 월츠(Kenneth Waltz) 컬럼비아대 교수, 경제발전론 분야의 세계 석학인 드와이트 퍼킨스(Dwight Perkins) 하버드대 교수,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로버트 길핀(Robert Gilpin) 프린스턴대 교수로 구성됐다.

이정식 교수의 유족으로는 부인 우명숙 씨와 자녀 이영란, 이지나 씨, 사위 로버트 루소, 앤디 곽 씨가 있다. 장례는 오는 2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필라델피아한인연합교회 주관으로 치러지며, 장지는 필라델피아 인근 조지 워싱턴 묘지다.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은 이정식 교수의 서거를 애도하는 온라인 추모관을 운영하고 있다.

 

▲ 이정식 교수 온라인 추모관 바로가기

 

이정식 교수 약력


1931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났으며, 정치학으로 1956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학사학위, 1961년 UC 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고, 미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 및 미국인문과학협의회 한국학공동위원회 위원장과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외교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The Politics of Korean Nationalism』(1963), 『Communism in Korea』(Robert A. Scalapino와 共著, 1973), 『金奎植의 生涯』(1974), 『Revolutionary Struggle in Manchuria』(1983), 『Japan and Korea』(1985), 『Syngman Rhee: The Prison Years of a Young Radical』(2001), 『구한말의 개혁 독립투사 서재필』(2003), 『이승만의 구한말 개혁운동』(2005), 『대한민국의 기원』(2006), 『여운형: 사상과 시대를 초월한 융화주의자』(2008), 『Park Chung-Hee: From Poverty to Power』(2012), 『21세기에 다시 보는 해방후사』(2013),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2015), 『이정식 자서전』(2020) 등이 있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커뮤니케이션센터DB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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