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강의보다는 진지한 소통으로 다가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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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강의보다는 진지한 소통으로 다가가기
2025-05-30 교육
경희 Fellow 교육(3) 생체의공학과 변경민 교수
교수법·세미나 통한 교육 트렌드 적용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만의 흥미를 찾길”
경희는 매년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교수들을 ‘경희 Fellow(연구·교육)’로 선정한다. 경희 Fellow(교육)로 선정된 교수들은 각기 다른 전공과 방법론 속에서도 학생 중심의 교육을 실현한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생체의공학과 변경민 교수는 학생과의 진지한 소통을 바탕으로 교육혁신을 선도하고, 과학 대중화 활동에 앞장섰다. 변경민 교수를 만나 철학과 실천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변경민 교수는 화려한 강의 스킬보다 학생과의 진지한 소통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진지한 소통이란 진로, 전공, 학교생활 등 학생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이에 공감하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강의 방식은 경험을 통해 찾은 해답이다. 강의 초기 그는 멋진 강의 슬라이드 만들기에 집중하고, 하루에 슬라이드 100장 넘게 강의한 적도 많았다. 변경민 교수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학생이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수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의 방식은 대대적으로 변화했다.
실생활 속 예제로 이론 이해 도와
지금은 슬라이드를 최소화하고 필기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중요한 개념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예제를 통해 이론과 현장의 연결성을 높인다. 변 교수는 “공학 기술은 현실에서 쓰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며 “이론은 기호와 수식이지만, 예제는 실제 숫자와 상황이 제시돼 학생이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회로 수업에서 단순히 전력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냉장고 에너지 등급과 제품 가격을 비교하며 어떤 선택이 소비자에게 합리적인지를 따져보게 하는 방식이다.
모의실험과 시뮬레이션 영상도 수업에 적극 활용한다. 전공 이론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론과 관련된 실험실습 내용을 가져와 설명하면, 이해가 빠르고 다각도로 문제를 분석할 수 있어 교육 효과성이 높아진다. 학생들은 강의평가를 통해 ‘회로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고 예시와 문제를 통해 이해가 잘 됐다’며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변 교수는 강의에 적용할 수 있는 최신 트렌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교수법 특강·세미나도 꾸준히 이수하고 있다. 그는 “세미나를 통해 학생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을 배우고 적용해보니 효과적이었다. 이렇듯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교수법을 파악하고, 큰 줄기에서 조금씩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에게 수업을 잘 전달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왔다. 교육에는 정답이 없어, 잘하고 있는지 확신은 없었다. Fellow 선정은 지금까지의 노력이 틀리지 않았다는 응답으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융합 교육 통해 학문적 깊이 더해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역할도 진행했다. 그는 2018년부터 한국연구재단에서 진행하는 대중과학강연에 참여하고 있다. 강연을 통해 국민에 과학을 쉽게 전달하고, 청소년에게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변 교수는 경희대와 생체의공학과에 대해 소개하며 홍보하고 있다. 그는 “의공학은 선진국의 학문이다. 많은 투자와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이지만, 아직 대중에게는 낯설어 학문 분야를 알리고,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의공학 분야의 대중화를 위해 학부생을 위한 최초의 의공학 교과서도 집필했다. 대한의용생체공학회, 관련 교수진과 의기투합해 제작된 첫 서적이다. 변 교수는 “우리말로 쉽게 설명된 교재가 없었기 때문에 전공 선택에 고민하는 학생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자 했다”며 집필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대학원생의 연구의 내실화를 돕기 위해 전자정보융합공학과 개설 및 융합 교과목 개발에도 참여했다. ‘휴먼ICT융합’ 과목, ‘생체신호계측’ 과목을 개설하며, 5G 통신, 인공지능(AI), 바이오포토닉스 등의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과 팀티칭을 진행했다. 변 교수는 “최근 기술은 몸 안에 있는 데이터를 외부로 꺼내고, 다시 전력을 공급하는 등 학문의 범위를 넘나들며 융복합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복합적인 내용을 알고, 이를 적용할 수 있어야 연구할 수 있다”며 융합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생체의공학과 학부생을 대상으로 대학원 진학도 하나의 길로 생각하길 권유했다. 생체의공학과는 융합적 학문으로 학부 수업으로는 학문적 깊이가 부족할 수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 융합 학문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깊이 있는 이해와 더 다양한 진로의 길이 생길 수 있다.
그는 학생에게 “고민보다는 부딪혀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인간의 수명이 점차 길어지는 만큼 20대에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빠른 결정이 될 수도 있다. 변 교수는 “10년 동안 내가 잘하고 재밌어하는 일을 찾는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공지능 활용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하라고 당부했다. 인공지능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스스로 무엇에 도전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는 “처음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말고, 관련 분야의 지식을 쌓아두고 응용 방법을 익히는 데 활용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변 교수는 교육자로서의 목표를 공유했다. 그는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수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 나갈 계획이다. 수업 특성상 토론과 같이 학생 참여를 유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는 등 조금씩 더 나은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