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를 밝히는 아름다운 사람들

기부 스토리

50여 년 전 방문한 캠퍼스, 기부자로 인연 맺어

등록일 24-12-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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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전 방문한 캠퍼스, 기부자로 인연 맺어

2024-11-29 교류/실천

 


경희대에 연고가 없던 남순자 여사(78세)가 평생에 걸쳐 모은 1억 원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남 여사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라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남순자 여사(78세), “평생 모은 1억 원 학생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 기부
10대 때 경희 캠퍼스 방문한 기억에 기부 “대한민국 대표할 인재 양성” 요청


망우동에 사는 남순자 여사(78세)에게 경희대는 오랜 추억의 한 장면 속 배경이다. 60년대 후반 ‘경희대 캠퍼스가 아름답다’라는 소문을 듣고 친구 10여 명과 방문했었다. 친구들과 캠퍼스를 걷던 소녀는 지난 11월 노인이 돼 다시 경희대를 찾았다. 회기역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회기역부터는 걸었다. 세월에 굽은 등은 걸음을 어렵게 했지만, 출발 전의 다짐이 굳은 탓인지 발은 가벼웠다. 오전 11시, 남 여사의 발길이 머문 곳은 대외협력처였다. 11남매의 막내로 기초연금을 받는 그는 평생을 모은 1억 원을 경희대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남순자 여사 기부식 및 매그놀리아 아너스 클럽 위촉식 개최
남순자 여사의 기부 소식이 전해진 후 11월 21일(목) 본관 213호에서 장학기금 전달식 겸 아너스클럽 위촉식이 개최됐다. 김진상 총장과 김종복 대외부총장, 최현진 미래혁신원 단장 등과 대외협력처 직원들, 학생들을 대표한 조규영 총학생회장, 서인하 부총학생회장 등이 그를 맞이했다. 경희대와 큰 인연이 없던 남 여사의 기부가 본관에 모인 경희 구성원의 마음을 울린 모습이었다.

매그놀리아 아너스클럽은 ‘경희에 큰 사랑을 보여준, 1억 원 이상 후원한 기부자들을 위한 모임’이다. 교수와 동문 등 사회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 주를 이루는데, 남순자 여사의 가입은 낯설면서 큰 의미가 있다. 남 여사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인재를 길러주시면 좋겠다”라며 기부의 의미를 밝혔다. 그는 “이제 팔순이 되는데, 건강이 허락할 때 가진 것을 정리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정부의 지원금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나머지를 모으니 기부한 돈이 됐다”라고 말하는 그의 손에는 종이로 접은 꽃이 들려 있었다.

불교 신자인 남순자 여사는 복지원에서 종이접기를 배우고 있는데, 11월 초 방문 당시 직접 만든 종이등을 총장에게 선물했었다. 국제캠퍼스 일정으로 남 여사를 만나지 못하고 선물만 전달받았던 김진상 총장은 기부식에 종이등을 가져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총장은 “불교에서는 인연을 중요히 여긴다. 오늘의 자리를 통해 경희대와 기부자님과의 인연이 이어졌다. 학생들에게는 알지 못하는 세계와 지식 등과의 관계도 인연이다. 기부자의 뜻을 이어받아 학생들이 인연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교육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인사했다.


남순자 여사는 “평생을 모은 돈을 의미 있게 사용하고 싶었다”라며 기부의 의미를 밝혔다. 김진상 총장은 “3만 명이 넘는 경희대 재학생과의 인연이 생긴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평생 모은 돈 의미 있게 사용하고 싶어”
독신으로 살아온 남순자 여사에게 학생들을 위한 기부는 자손에 대한 사랑과 같다. 남 여사는 “평생 모은 돈을 의미 있게 쓰고 싶었다. 학생들이 잘 자라줘서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며 학생들을 응원했다. 조규영 총학생회장은 “경희대에 연고 없이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셔서 부모님과 같은 감사함을 느낀다. 기부자님의 마음이 실현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 좋은 인재가 되겠다”라고 다짐했고, 서인하 부총학생회장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의 조성 배경을 잘 설명해 주는데, 이번 기부는 학생들에게 더 큰 귀감이 될 것 같다. 기부자님의 지원을 받은 학생들이 큰 감명을 받고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겠다”라고 밝혔다.

대외협력처는 남순자 여사의 기부에 감사 의미를 담아 옥꽃패를 준비했다. 매그놀리아 아너스 클럽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기부식이 개최된 날 오전에는 대외협력처가 준비한 뜻밖의 선물이 남순자 여사의 집에 도착했다. 기부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택의 TV가 고장 난 사실을 듣고 대외협력처에서 준비한 TV였다.

남순자 여사의 기부금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편성된다. 김종복 부총장은 “어린 시절 기부자께서 방문했던 대학이 캠퍼스의 변화만큼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양한 기부가 있지만, 이번 기부는 구성원에게 큰 감동을 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현진 단장은 “장학생을 선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능력이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재들을 발굴해 장학금을 지급하겠다. ‘남순자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경희대를 나가 대한민국을 이끌 인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라며 장학금 지급 계획을 밝혔다.

“3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경희대에 재학 중이다. 이번 기부를 통해 3만 명이 넘는 후손과 인연을 맺은 것”이란 김진상 총장의 말처럼 10대의 짧은 인연이 50여 년이 지나 경희대와 남순자 여사의 큰 인연으로 발전했다. 남 여사의 기부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과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남순자 여사는 11월 초 기부 의사를 밝히기 위해 경희대를 방문하며 손수 접은 꽃과 종이등(사진)을 총장에 선물했다. 당시 국제캠퍼스 업무로 남 여사를 만나지 못했던 김진상 총장은 기부식에 종이등을 가져 왔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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