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를 밝히는 아름다운 사람들

기부 스토리

이 약속이 오랫동안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등록일 18-01-30 18:27
  • 조회수 444
기부따뜻한 마음을 유지하려는 조그만 노력의 시작.
 
-박민철 학부모 인터뷰
 

 
# “이 약속이 오랫동안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작년 2월 말인가 아들 입학식에 참석을 했어요중간에 이것저것 학교 홍보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기부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도 있었어요건물도 새로 짓고 발전 기금을 조금씩 모아 장학금으로 전달하겠다면서 학생들을 위해 좀 해달라고 홍보하시더라고요그때 많은 분들이 기부에 동참하시겠다고 손을 드셨어요그때는 아무래도 기분에 많이 좌우되겠죠그렇죠? (웃음)약정서 나눠주시면서 1년에 딱 만 원씩 한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길래 저는 그때 나눠주시는 분께 계속하겠다고 이야기했어요분명히 제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 기부를 시작했어요기부를 결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거였어요제가 약속을 했으니까요이 약속이 굉장히 오랫동안 지켜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 “스쳐가는 인연은 인연이 아니다.”
 
제 아들이 경희대에 들어왔어요아이는 학교에 다니니 자연스레 연이 생기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면 부모가 여길 보낸 것이기도 하잖아요사실 교육엔 엄마의 영향력이 더 세서 아빠는 빼야 하는데 (웃음결국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선택을 해서 이 학교를 오게 된 거니까 아들만의 연은 아니라는 거죠이 학교와 부모의 연도 있는 거겠죠예전에 법정 스님이 이런 말을 했대요스쳐가는 인연은 인연이 아니라고그렇다면 제 입장에서 좀 더 연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나 생각하다가 기부를 통해서 연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이 학교를 제가 다니는 것도 아니고 아들 녀석도 언젠간 졸업할 거 아니에요제 나름대로 인연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물론 액수야 다다익선이라고 많을수록 좋겠지만 조그만 액수라도 지속적인 게 의미 있겠죠.
 
# “이 환경이 자유를 박탈하고 결국 생각마음까지 박탈하는 거라 생각해요.”
 
대학이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잖아요취업률을 척도로 대학들의 레벨이 바뀌고 좋은 대학나쁜 대학이 결정되는 상황이에요대학생들은 젊은 시절의 에너지를 불태우면서 생활해야 하는데 불구하고 그런 것들에 얽매여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 같아요그게 너무 안타깝죠이젠 중학교 때부터 특목고외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그렇게 어릴 때부터 경쟁이 계속되는데 대학에 들어왔을 때 그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겠어요.
 
요즘은 툭하면 경영학과나 이공계를 전공해야 먹고산다 하는데 이 모든 게 포커스가 오로지 취업에 맞춰져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물론 먹고살아야 하니까 취업을 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하나같이 기업에 들어가야 먹고사는 건 아니잖아요그런데 우리 자식세대는 그런 경쟁을 계속 세뇌 받으면서 살아오다 보니까 경쟁에 얽매여서 스스로가 더 옥죄고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그러니까 일단 스스로 빨리빨리 장애물들을 헤쳐 나갈 생각뿐인 거고 그 뒤에 여유가 생겨야 비로소 그때 돌아볼 수 있는 거겠죠.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직접 경험해 본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애들의 세대를 이해한다고 못 해요. ‘우리 땐 그랬는데~’ 라는 말은 의미가 없어요우리의 세대가 있었다 뿐이지그래도 그땐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안 해도 직장 잡아서 살기는 했어요성실하게만 살면 굶진 않았거든요근데 지금은 아무리 열심히성실히 살아도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하니까 사회에 나가보지 않은 대학생들도 학교 다닐 때부터 그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거죠그러다 보니 학교 다닐 때 자유가 어디 있고 낭만이 어디 있겠어요그런 부분이 우리 때랑 다른 것 같아요제가 대학 다닐 때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었겠지만 지금에 비하면 훨씬 적었죠우리가 불안감을 10 정도 느끼고 살았다면 지금 대학생들은 90 정도의 중압감이 느끼는 것 같아요그래서 순간순간의 여유가 없는 거겠죠지금 이렇게 커피를 마신다 해도 놀면서도 불안한 거죠이 환경이 자유를 박탈하고 결국 생각마음까지 박탈하는 거라 생각해요많이 안타깝죠.
 
리더의 자리에 자신을 앉혀놔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정경기를 보면 한 사람은 노도 안 젓고 거꾸로 앉아있어요나머지는 호흡 맞춰서 죽을힘을 다 해서 노를 젓고 있는데 딱 한 사람은 그냥 딱 앉아있어요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고 편해 보여도 그 사람은 방향을 제시해줘요여기에 암초가 있다이쪽으로 틀어라노를 빨리 저어라이렇게 리더는 방향은 제시를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그런데 현 세대를 봐요부모가 됐든 선배가 됐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조언을 해준다 해도 다분히 추상적인 얘기만 이어질 뿐 디테일하게 상대의 삶 속에서 상황을 보려고 하진 않아요그냥 자기 경험상 얘기를 하는 것뿐이죠어린 친구들은 그런 이야기가 맘에 닿지 않고 혼란스러울 거예요이 사람은 이 얘기하고 저 사람은 저 얘기하니까그래서 더욱 리더의 자리에 자신을 앉혀놔야 한다고 생각해요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말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연습이 필요하겠죠.
 
따뜻한 마음을 잃지 말고 살았으면 참 좋겠어요.
 
대학생들이 너무 취업과 직장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해요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모자란 인생인데 우리는 오로지 직장에 너무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보니까 대학의 방향도 그렇게 바뀌는 것 같아요요즘은 학과들도 통폐합되고 하는 것 보면 더 깊이 있고 사색할 수 있는 대학다운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네요
우울한 얘기일 수 있겠지만 지금 그렇게 노력해서 들어간 직장에서 자리를 보장받는 게 이젠 많이 가도 40대 중반이라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