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과 10학번 최형민 동문의 기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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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쾌척까지야...
서른여섯 분이 뜻을 모으는데 약학과 선배님들의 영향도 있었다는데.
약학대학 학제가 바뀌어서 저희가 어떻게 보면 편입으로 들어온 거예요. 다시 학교에 4년 다니면서 교수님들한테 좋은 이야기도 듣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느끼기도 했는데 결정적으로 졸업하신
선배님들이 학교를 위해, 후배들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써주시는 걸 직접 보다보니까 저희도 학교나 학과에 조금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근데 사실 학생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더라고요. 직장이 있어서 고정적으로 돈을 벌고 하는 게 아니다 보니까 개인 당 얼마씩 낼 수도 없는 거고.그래서 조금씩 모으더라도 여러 명이면 금액이
많아지니까 학교를 떠날 때라도 학교에다 기부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되겠다 싶어서 저희 동기들끼리 의견을 모아서 함께 진행하게 된 거죠.
한 명이 주도한다고 되는 일이 아닐 텐데. 평소에 동기모임들이 잘 조성되었나 봐요.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약간 있었죠. 교수님들도 그런 좋은 취지에 대해서 가끔씩 이야기도 해 주시고. 사실 기부라는 게 자발적으로 해야 의미가 있는 거지 강제라고 하면 의미가 많이 퇴색되잖아요. 저희 동기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있었고, 또 말씀드렸던 것처럼 선배들의 모습도 봐온 게 있어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았어요.
저희처럼 졸업하면서 조금씩 기부를 하신 선배들도 있고, 주기적으로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마련해주시는 고학번 선배님들도 계세요. 이런 이야기를 직접 접하지는 못하더라도 학교 소식지를 통해
볼 수 있으니까 감사하는 마음은 항상 들죠. 이런 마음이 잘 이어지면 저희가 앞으로 사회에 나간 이후에도 학교나 후배를 위해 뭔가를 더 많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에도 지금은 작지만 점점 더 나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거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직접적인 소득이 없는 학생들 입장에선 여럿이 함께하는 단체기부가 좋은 방식이긴한데 단체기부가 말처럼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한 명의 결심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니까요.
정확히 36명이 모든 부분에 찬성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근데 그렇다고 “나는 무조건 반대”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기부의 취지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동안 학교에서 받았던
것들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동기들 자체적으로 이야기가 잘 됐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조금 회의적 으로 생각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같이 얘기를 들어보고 하다보니까 졸업 전에 기부를 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겠다는 걸로 의견을 모았고 진행을 하게 된거죠.
설득 과정에서 대표자로서 고생했던 점이 있을까요?
제가 다 일일이 설득을 한 건 아니에요. 근데 저희가 학교 다니면서 교양수업을 거의 못 듣고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매일 같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더 잘 뭉쳐지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것도 영향이 있었죠.
동기끼리 의견을 나누시면서 기부금이 어떤 식으로 쓰였으면 좋겠다 생각하신 건 있나요?
사실 저희가 더 큰 금액을 기부 했다면 학교차원으로 생각을 했을 수 있는데. (건물이라던가) 아 그건 너무 간 것 같아요 (웃음) 저희도 이제 막 졸업한 입장이다 보니 길게 볼 여유도 없었고 아무래도 후배들 장학금으로 쓰이는 게 가장 좋게 잘 쓰이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는 있어요.
다른 전공으로 학부생활을 2년 하시다가 약학과에서 4년 공부셨으면 남들보다 대학생활도 더 해보신거잖아요.
이번에 졸업하신 입장에서 스스로의 대학생활에 대해 평해보자면?
저는 약학대 오기 전에도 경희대에 다니고 있었어요. 화학과에서 2년 다니고 약학대학으로 넘어왔는데 화학과든 약학과든 어디를 가나 저희 동기들은 굉장히 잘 뭉친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약학과에 다닌 시간이 더 길다보니 그쪽에 더 정이 가는 건 사실이죠. 그리고 오래 같이 있다 보니까 동기들 간에 큰 문제는 딱히 없는 거 같은데 교양 수업을 많이 듣는 게 아니다 보니 타 학과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특별히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약학대 안에서 나름대로 동아리나 소모임 같은 활동에 참여하면서 졸업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중간 중간 들어볼 기회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당장 제가 어떤 거창한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졸업을 했으니까 저도 제 나름대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또 약학대학의 동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요.
약학과에 들어오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도 있을 텐데 그런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저도 시험을 준비하면서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어떤 일이든 시작할 때 본인의 의지와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 같아요. 막상 좋아보여서 들어 왔는데 들어 와보니까 이게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각자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기가 찾고 싶어 하는 가치관들이 있을텐데 그런것들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면 명확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교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아니면 정말 여러 가지 대외적인 활동을 해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테니까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 우선 필요할 것 같아요.
대학에 들어온다고 해서 한 번에 ‘아 이게 내 전공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수 있어요. 결국 대학생활 하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을 텐데 특히 약학과처럼 어쨌든 전공을 한 번 옮기는 입장에서는 앞으로 스스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들어오면 들어와서도 좀 더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도 이번 졸업식에 가서 친구들에게 졸업소감을 물어봤는데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며 되게 아쉬워하더라고요.
졸업생이 되셨는데 학교에 있을 때 못해서 아쉬웠던 게 있을까요?
학교 내에 교환학생 같은 학생 지원사업들이 있잖아요. 저희 과 특성상 그런 것들에 대한 기회나 관심이 좀 덜 했을 수 있는데 군대 다녀오고 시험을 준비해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학교 프로그램을 참여해 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좀 아쉬운 건 있었어요. 물론 요즘은 취업 때문에 그런 걸 참여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아요. 그래도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가져서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찾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뭐 졸업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니까.
맞아요. 이제 시작이니까.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더 할게요. 다시 출발선에 선 입장에서 10년 뒤 자신은 어떤
모습일 것 같은지 궁금해요.
딱 10년 뒤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제가 이번에 졸업을 하고 3월부터 직장에 나가게 됐는데 사실 약학이라는 공부를 해보니까 사회에 나와서도 굉장히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최신 약물이라든지 관련된 여러 가지 가이드라인 같은 걸 알고 있어야 전문가라고 할 수 있잖아요. 요즘은 인터넷이 치면 바로바로 나오는데 묻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대답을 못하면 그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2-3년 정도 후부터는 시간을 쪼개서 석사학위라든지 추가적인 공부를 할 계획을 이미 잡고 있어요. 그 공부가 사실 언제 끝날지는 잘 모르겠어요. 10년 뒤의 저라고 하면 공부를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빨리 끝내면 정말 빨리 끝냈을 수도 있고요. ‘약사’라는 직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전문가로서 환자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긴 해요.



